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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와 아리랑의 도시 밀양에는 누각과 정자들이 특히나 많습니다. 오늘은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조선시대 선비의 정원, 세 가지 보물이 숨어 있다는 밀양 퇴로마을 '삼은정'을 소개할까 합니다. 최근에 밀양 누정들에 관심을 가지면서 계절마다 서너 번씩 찾았던 곳이 밀양 현지인도 잘 모르는 은둔의 정자 삼'은정'입니다. 들어가는 입구는 밀양시 부북면 퇴로마을 '대각정사' 가는 길과 같습니다. 입구에 성황당같이 생긴 건물과 기이하게 수려한 소나무 그늘을 지나 쭉 들어가면, 퇴로마을 동쪽 못이 하나 나오는데요. 못 앞에서 좌로 가다가 다시 길 따라 끝가지 외길로 올라가면, 대각정사 주차장이 나오고 그곳에 주차하면 됩니다. 이곳이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리는 120년 비밀 정원 숨은 정자 '삼은정' 입구입니다. 밀양에서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조용한 곳이나 자연 관광지 산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은 가볼만한 곳입니다. '삼은정'에서 우측으로 가면 '대각정사'라는 조용한 절이 있습니다. 사찰로 들어가는 길 또한 호젓하면서 시원하고 그늘이 좋았습니다. 밀양 삼은정은 지금으로부터 약 120년 전에, 밀양시 단장면 무릉리에서 여주이씨 아들 삼형 제(이항구, 이익구, 이명구)가 나란히 이 마을로 이주하면서, 마을 중심에 아흔아홉 칸의 퇴로 고택을 중심으로 모여 살았다고 합니다. 이들 형제는 한마을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살면서, 첫째 이항구는 서쪽에는 '서고정사'를, 남쪽 '용현정사'는 둘째 이익구가, 그리고 동쪽에는 막내아들 이명구가 '삼은정'이라는 별채를 각각 짓고 살면서, 조선시대 선비가 누릴 수 있었던 풍류를 즐기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서고정사'와 '삼은정'은 수려한 연못이 볼거리인데, '서고정사'가 단아한 한국 전통 한옥의 미를 가진 정원이라면, 이곳 '삼은정'은 수려한 자연미와 수목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전통방식의 정원이었습니다. '삼은정'은 현재 여주이씨 용재 공파 종중 소유로 경남 문화재 자료이기 때문에 문화재청의 관리를 받는 문화재 정원이라 할 수 있는데요. 주 출입문은 현재 관리인이 거주하는 곳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고, 삼은 정의 정문 격인 곳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관리동을 거쳐 옆문으로 들어가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나 싶게, 대단한 한국 전통 정원이 나타나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곳이 왜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수목의 다양성이나 연못, 그리고 정원의 구조라 아름답게 다가왔던 곳입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좀 더 깨끗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웠고, 찾는 이도 별로 없으니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습니다. 삼은정(三隱亭) 이란 정자에 담긴 의미는 물고기와 술, 나무를 숨겨 놓고, 하루에 세 번 이곳을 찾아 혼자 오롯이 즐긴다는 의미가 숨어 있답니다. 삼은정 본 누각 좌측으로 가면 최근에 보수한 흔적이 보이는 협문이 있지만, 이곳도 문은 굳게 잠겨 있었어요. 이 협문은 주변 야산으로 드나드는 산책코스인가 싶었습니다. '삼은정' 본채를 기준으로 우측은 향나무 한 그루가 마치 분재처럼 서 있습니다. 나무 크기는 거대하지 않지만, 수령이 꽤 오래되어 보였고 향나무 아래는 작은 샘이 있습니다. 수많은 수목 중에 삼은정에 눈여겨볼 나무는 관리동과 별채 익랑채, 사이에 서 있는 120년 수령의 모감주나무를 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금송과 흰 꽃이 피는 동백나무, 향나무, 대왕송, 비자나무, 주목, 전나무 등,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숲과 나무들이 좋은 곳입니다. 정원에 심어진 대부분의 나무 수령이 100~120년에 달한다고 하니, 조성 당시 이곳이 얼마나 멋진 비밀정원이었던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조선시대 선비의 비밀정원 '삼은정'은 복잡한 세상에서 화려한 지위와 벼슬을 등지고, 조용히 즐기고 싶은 뜻이 담긴 정원으로 보였습니다. 요즘 시대, 언택트 여행과 비슷해 보여서 8월 이달의 핫한 밀양 여행지로 소개해 드립니다.